‘꿈의 직업’을 찾는 비결

60편 넘는 연구 결과를 통해 발견한 '꿈의 직업'을 찾는 비결은?

2025.05.30

임팩트생태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임팩트닷커리어가 늘 붙잡고 있는 질문이에요.

 

그리고 이 질문은 비단 우리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도 같은 고민이 이어지고 있고, ‘임팩트 커리어’는 이미 글로벌한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 흐름 가운데, ‘80,000 Hours’라는 비영리 단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평생 일하는 시간인 80,000 시간을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 해결에 쓸 수 있도록 이끄는 이 단체는 커리어 가이드 콘텐츠 발행을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우리가 해오던 고민을 이미 한발 앞서 깊이 탐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커리어 전환을 돕고 있는 이 단체의 콘텐츠를 접하며 “이건 꼭 한국어로 소개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임팩트 커리어에 대한 전 세계적 흐름과 그 안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더 넓은 시야로 임팩트 커리어를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시리즈가 하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 이 링크에서 콘텐츠 원문과 더 많은 커리어 가이드를 확인하세요!
  • 해당 아티클은 2023년 5월에 최종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꿈의 직업’을 찾는 비결 : 60편 넘는 연구 결과를 통해 알아보기

“즐겁고 의미 있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꿈의 직업’을 찾고 싶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죠. 그런데 대체 ‘꿈의 직업’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불현듯 떠오른 영감 속에서 열정을 발견해야 한다고 믿고, 또 어떤 사람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게 최고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60편이 넘는 연구를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생각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꿈의 직업’에는 공통된 6가지 요소가 있었죠. 이 안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높은 연봉’이나 ‘열정을 따라가라’는 조언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열정을 따라가라’는 말은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기술보다 선불교에 더 관심이 있었고, 마야 안젤루도 시인이자 인권운동가가 되기 전엔 칼립소 댄서였습니다. 중요한 건 ‘미리 정해진 열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열정을 만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그 안에서 열정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그 분야에서 점점 실력을 쌓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일이 재미있고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1분 요약

‘꿈의 직업’을 찾고 싶다면, 이런 조건을 살펴보세요.

 

  1.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2.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3. 일하는 환경이 나를 지지해주는지
    • 몰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인지
    •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서로 응원해주는지
    • 부당한 보상이나 큰 스트레스 요인은 없는지
    • 내 삶의 방식과 잘 맞는 일인지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

꿈의 직업을 찾으려 할 때 사람들은 보통 ‘어떤 일을 하면 만족스러울까?’ 상상해보거나, 예전에 뿌듯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내게 정말 중요한 게 뭘까?’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만약 이게 평범한 커리어 가이드라면, 지금쯤 이런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했을 거예요.

 

  • 내가 원하는 일의 조건
    • 야외에서 일하고 싶다.
    • 야망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기계발서『What Color is Your Parachute?』도 이런 방식으로 원하는 조건을 써보라고 권합니다. 사람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진짜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런 접근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해도 진짜 답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한껏 기대했던 여행이나 파티가 막상 가보니 그냥 그랬던 적,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무엇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지’ 잘 예측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그런 예측에 얼마나 서툰지도 잘 모릅니다.

 

게다가, 과거 경험을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 내내 즐거웠더라도 마지막 날 비행기를 놓치면 “아, 그 여행 별로였어…”라고 기억하기 쉽죠.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댄 길버트는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험을 떠올릴 때,  그 끝이 어땠는지로 전체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습관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도 의아한 선택을 하곤 합니다.

 

결국, 직감만 믿고 진로를 결정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보다 체계적으로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볼 방법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연구 결과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긍정 심리학, 동기부여, 직무 만족에 대한 연구들은 더 현명한 커리어 선택을 위한 중요한 힌트를 알려줍니다.

 

이 가이드에서는 그 핵심 교훈들을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을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과대평가된 커리어 조건 두 가지

‘꿈의 직업’을 떠올릴 때 많은 사람들은 가장 먼저 ‘연봉이 높고 일이 쉬운 일’을 생각합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직업 순위 평가사인 CareerCast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직업을 평가했습니다.

 

  • 연봉이 높은가?
  • 앞으로도 연봉이 높을 것인가?
  • 스트레스가 적은가?
  • 근무 환경이 쾌적한가?
 

이 기준에 따라 가장 좋은 직업으로 뽑힌 것은 보험계리사였습니다. 보험계리사는 주로 통계를 활용해 보험 리스크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보험계리사들은 평균적으로 자기 일에 만족한다고 답하긴 했지만,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직업군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내 일이 의미 있다”고 답한 사람은 겨우 36%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보험계리사가 특별히 만족스럽고 보람찬 커리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CareerCast의 직업 순위는 정말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고 있었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돈을 많이 벌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만들 수 없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까진요.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리어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연봉을 따집니다. 실제로 “당신의 삶의 질을 가장 높여줄 방법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도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헷갈리기도 합니다. 과연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걸까요, 아닌 걸까요? 실제로 이 질문에 대한 연구들은 품질이 떨어지거나 결과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몇몇 대규모 경제학 연구를 보면 조금 더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신뢰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구들을 검토해본 결과, 결론은 딱 중간쯤에 있었습니다. 돈이 행복을 높여주기는 하지만, 그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0년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라고 했습니다. 점수는 그래프 세로축에, 가구 소득 수준은 가로축에 표시돼 있습니다.

 

조사 결과, 세전 소득이 4만 달러에서 8만 달러로 두 배가 올라도 삶의 만족도는 약 6.5점에서 7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즉, 돈은 두 배로 늘었지만 만족도는 고작 0.5점 오른 셈이죠.

 

사실 이런 결과는 그다지 놀랍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고연봉 직업을 선택하고도 만족하지 못하거나 불행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 결과조차도 다소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상 속 행복감’, 그러니까 매일 느끼는 감정적 행복을 살펴보면 돈의 영향은 훨씬 더 미미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긍정적 정서’란 전날 행복했다고 느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아래 그래프의 왼쪽 축은 “어제 행복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데, 이 비율은 소득이 약 5만 달러를 넘어서면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즉, 소득이 5만 달러를 넘어서면 수입이 더 늘어나더라도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전날 우울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나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을 봐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9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를 넘어서면,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나 스트레스 수준은 소득과 거의 무관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돈이 더 많아져도, 행복하다고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덜 받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절대적인 진실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소득이 늘수록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도 아주 조금씩은 계속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연 소득이 9만 달러를 넘는 경우에도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복감은 여전히 조금씩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런 행복감의 증가는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 비해 훨씬 천천히, 미세하게 늘어나는 정도였습니다.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2023년에 본인이 과거에 진행했던 연구 데이터를 다시 살펴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설문에서 거의 최고 점수에 가까운 행복 점수를 준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행복을 10점 만점으로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9점이나 10점을 준 거죠. 이렇게 되면 실제로 행복이 조금 더 늘었어도, 설문 결과로는 그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그래프 상으로는 행복감이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모두 소득과 행복 사이의 단순한 관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행복과 소득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라, 건강 같은 제3의 요인이 둘 다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고, 동시에 더 많은 소득을 올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만약 이런 요인이 작용한다면, 실제로는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보기에는 더 과장돼 보였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한 가구 소득 9만 달러는 1인 가구로 환산하면 개인 소득 약 4만 8천 달러(약 6천 5백만 원) 정도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적정 소득 수준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 기본적으로 4만 8천 달러는 2009년 기준 금액입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하면 2023년 기준으로는 약 6만 8천 달러(약 9천 2백만 원) 정도가 됩니다.
  • 부양하는 가족이 있다면, 한 명당 약 2만 5천 달러(약 3천 4백만 원)를 추가로 더해야 합니다.
  •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처럼 물가가 비싼 곳에 살면 50%를 더하고, 테네시 같은 생활비가 저렴한 곳에 살면 30%를 빼서 계산하면 됩니다.
  • 소비 성향도 반영할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욕구가 강하면 추가하고, 검소하게 살고 싶다면 일부 금액을 빼도 됩니다.
  • 은퇴 준비까지 고려하려면 추가로 15% 정도를 더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2023년 기준 미국의 대학 졸업자는 평균적으로 평생 약 7만 7천 달러(약 1억 400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아이비리그 졸업자는 평균 12만 달러(약 1억 6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습니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이미 소득이 행복에 미치는 주요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스트레스 없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없는 편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의사나 심리학자들조차도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고위 공무원이나 군 지도자처럼 막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고, 불안도 덜 느낀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잠도 적게 자고, 더 많은 사람을 관리하고, 훨씬 큰 책임을 가지는데 말이죠.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이들은 직접 결정을 내리며 ‘내가 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장 유력해요. 즉, 일이 힘들고 바쁘더라도 내가 주도하고 있다는 감각이 있으면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고, 반대로 같은 일이라도 통제력을 느끼지 못하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야기죠.

 

결국, 스트레스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스트레스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험하느냐입니다. 어떤 유형의 상황이 있는지 아래 표에서 살펴보세요.

 

결국 일을 할 때도 좋은 밸런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일이 너무 쉬우면 금방 지루해지고, 반대로 너무 벅차면 스트레스만 쌓이게 되죠. 가장 좋은 건 내 능력에 딱 맞는 적당한 도전이 주어질 때예요. 이럴 때 일이 재미있고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스트레스를 피하려고만 하기보다, 나를 잘 지원해주는 환경과 의미 있는 일을 찾고, 거기서 스스로 적당한 도전을 만들어보세요.

그렇다면, 꿈의 직업을 찾으려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우리는 긍정 심리학과 직무 만족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꿈의 직업을 만드는 여섯 가지 핵심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1. 몰입할 수 있는 일

 

꿈의 직업을 결정하는 데 정말 중요한 건 연봉, 직급, 회사 이름이 아닙니다. 매일 내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입니다.

 

몰입할 수 있는 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엑셀 작업은 지루하지만, 게임은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게임은 ‘몰입’ 요소가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일은 몰입이 잘 되고 어떤 일은 지루하게만 느껴질까요? 왜 컴퓨터 게임은 재미있는데, 사무 행정 업무는 재미가 없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몰입을 결정짓는 데에는 네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 내가 일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있는지
  • 시작과 끝이 뚜렷하게 정해진 과제인지
  •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할 기회가 있는지
  • 내가 잘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는 피드백이 있는지

 

이 네 가지는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대규모 연구에서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죠. (무엇보다 게임으로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가 필요합니다.

 

2.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

 

앞에서 말한 몰입할 수 있는 일에는 아래 직업군도 해당됩니다.

 

  • 매출 분석가
  • 패션 디자이너
  • TV 뉴스 연출가

 

하지만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일이 의미 있나요?”라고 물으면, 무려 75% 이상이 “잘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모두 자신의 일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 소방관
  • 간호사 / 조산사
  • 뇌 신경외과 의사

 

이 두 그룹의 결정적인 차이는 “내 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느냐”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일이야말로, 더 큰 의미를 만들어 주는 거죠.

 

실제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인생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우울감이 적고, 건강 상태도 더 좋습니다.
  • 23개의 실험 연구를 종합한 결과, 작은 친절을 베푸는 행동만으로도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또, 전 세계 설문 조사에서는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소득이 두 배나 더 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의 삶의 만족도를 느낀다는 결과도 있었어요.

 

꼭 다른 사람을 돕는 일만이 의미 있는 커리어의 전부는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일’은 의미를 느끼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3. 내가 잘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긍정 심리학에서도 인생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실력만 있으면 의미 있는 프로젝트, 더 나은 조건, 인정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흥미보다 중요한 건 실력입니다.

 

아무리 미술을 좋아해도, 실력이 부족하다면 자신이 원치 않는 기업의 지루한 디자인 일만 하게 될 수도 있죠.

 

물론 지금 잘하는 일만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앞으로 잘할 수 있을 만한 잠재력이 있는 일인지 생각해보세요.

 

4.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들

 

아무리 일이 재밌고 잘 맞아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괴팍하면 일은 금세 고통이 됩니다.

 

인간관계는 만족스러운 삶을 만드는 데 정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최소한의 친구를 만들어야합니다. 보통 이런 관계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일할 때 더 쉽게 만들어지죠.

 

물론 모든 동료와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히려 연구에 따르면, 직장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대규모 연구에서도 ‘사회적 지원’이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어요.

 

흥미롭게도, 나와 다르고 성격도 까칠한 사람이 오히려 더 솔직하고 유익한 피드백을 줄 수 있어요. 단, 그들이 내 성장을 진심으로 바랄 때 말이죠. 아담 그랜트 교수는 이런 사람들을 “까칠하지만 베푸는 사람(disagreeable givers)”이라고 불러요.

 

결국 ‘무슨 일을 하느냐’만큼이나 ‘누구와 일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일자리를 고를 때 아래 질문도 꼭 던져보세요.

 

  • 이 직장에서 나는 몇 명이라도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 더 중요한 질문, 이 직장은 서로 기꺼이 도와주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잘 협력하는 문화가 있을까?

 

5. 일 자체에 큰 단점이 없는 것

 

지금까지 말한 요소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반대로 일을 힘들게 만드는 ‘큰 단점’이 없어야 만족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죠.

 

  •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다
  • 근무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 노력에 비해 보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진다
  • 일자리가 불안정하다

 

사실 다들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제 같지만, 막상 직업을 선택할 때는 이런 요소들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이 지나치게 길면, 다른 좋은 조건이 많아도 결국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요.

 

6. 내 삶 전체와 잘 어울리는 일

 

사실 직장에서 인생의 모든 만족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월급은 그냥 생활비 정도만 해결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사이드 프로젝트나 봉사, 기부를 통해 얻을 수도 있죠.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고, 아인슈타인도 1905년에 특허청 직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은 연구 성과를 냈어요.

 

그러니 마지막으로 꼭 생각해봐야 할 질문은 이거예요.


“내 커리어가 내 인생에 잘 맞는가?” 

 

예를 들어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면, 자신과 가족에게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는 경로를 고려하는 것이 인생에 잘 맞는 커리어가 될 수 있겠죠.

 

정리하자면, 꿈의 직업을 찾으려면 이런 것들을 살펴보세요.

 

  1. 몰입할 수 있고,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는 일
  2.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
  3.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4.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가 있는 곳
  5. 장시간 근무나 불공평한 보상 같은 큰 단점이 없는 곳
  6. 내 삶의 방식과 잘 어울리는 일

그럼 결국, 내 열정을 따라가라는 건가요?

‘열정을 따라가라’는 말은 이제 당연한 커리어 조언으로 여겨지죠. 하지만 정말 맞는 말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부터 풀어볼게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일을 찾고, 그걸 직업으로 삼아라”는 조언을 듣습니다. 좋아하는 일에 올인하면, 멋진 커리어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는 이야기죠.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진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도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이야기했듯,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재미있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일을 할 때 훨씬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따라가라”는 말이 항상 좋은 조언은 아닐 때도 있습니다.

 

번째 문제는, 마치 열정만 있으면 다 해결될 것처럼 들린다는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열정 있는 일을 해도,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국 만족하기 어렵죠.

 

예를 들어,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농구 관련 일을 하더라도, 동료와의 관계가 안 좋고, 월급이 적고, 일에서 의미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일이 점점 싫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사람들이 열정을 느끼는 분야일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앞서 말한 만족 조건들을 충족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언제나 좋은 커리어 선택이 되진 않는다는 것, 이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나는 좋아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열정을 따라가라”고 하면 나는 왜 아무 열정도 없을까, 자책하게 되죠.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처음부터 강렬한 열정이 없어도, 일을 하다 보면 점점 흥미를 느끼고 열정을 키워갈 수 있으니까요.

 

세 번째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는 말이 오히려 선택지를 좁혀버린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문학에 관심이 많으면 ‘나는 작가가 되어야만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가질 수 있겠구나’ 하고 다른 가능성은 아예 생각도 안 하게 되는 거죠. 또, ‘진짜 내 열정은 딱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처음에 재미가 없으면 바로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이 어떤 환경에서 이루어지느냐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실력을 키울 수 있고, 재미있는 과제를 맡고, 좋은 동료와 일할 수 있다면 열정은 그 안에서 충분히 자라날 수 있어요. 우리도 20년 전엔 이렇게 커리어 조언을 하는 일에 열정을 느낄 줄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글을 정말 즐겁게 쓰고 있답니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도 처음부터 열정이 뚜렷했던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천천히 열정이 생겨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처음엔 선불교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기술 쪽 일을 시작한 것도 사실 그냥 돈을 벌어보려는 목적이었죠. 하지만 점점 성공하면서 그 일에 열정을 느끼게 됐고, 결국엔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의 대표적인 인물이 됐어요.

 

우리의 열정과 관심사는 생각보다 자주, 많이 바뀝니다. 5년 전 내가 가장 흥미로워했던 게 뭔지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금 관심 있는 것과 꽤 다르지 않나요?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이 말은 결국, 우리가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에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세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실력을 키우세요.” 짧게 말하면, “세상에 기여하는 일을 하세요.”

 

특히 ‘실력을 키우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내가 잘하고, 남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실력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일, 좋은 동료, 더 나은 조건들이 따라오기 때문이에요.

 

다섯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 있어도, 결국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없다고 느껴지면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것도 꼭 필요해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다 보면, 그 일에 대한 열정은 자연스럽게 생기고, 일의 동기부여도 훨씬 더 잘 됩니다.

 

커리어 상담을 하면서 실제로 이런 사례를 많이 봤어요.

 

예를 들어, 제스라는 분은 대학생 때 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박사 과정을 고민했어요. 철학은 분명 재미있지만, 그걸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약 그렇게 연구만 계속했다면 결국 만족스럽지 않을 거라고 느꼈어요.

 

결국 심리학과 공공정책 분야로 방향을 틀었고, 지금은 저희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됐어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에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 2가지가 더 있습니다.

 

1. 오히려 더 성공할 수도 있어요

내 일의 목표를 ‘다른 사람을 돕는 것’으로 삼으면, 놀랍게도 사람들이 당신의 성공을 돕고 싶어 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어요.《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는 책에서 아담 그랜트 교수는 ‘주는 사람’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결국 가장 성공적인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으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뿐 아니라, 스스로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더 잘 되죠.

 

다만, 여기에도 주의할 점이 하나 있어요. 다른 사람만 챙기다 보면, 정작 자신은 지치고 번아웃에 빠질 수 있어요.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한 직업 만족의 다른 요소들도 함께 챙기고, 내가 어느 정도까지 줄 수 있을지, 적당한 한계를 정하는 것도 필요해요.

 

2. 이것은 결국 옳은 일이기도 합니다

수천 년 전부터 종교와 철학은 남을 돕는 삶이야말로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말해왔습니다.

 

  • “좋은 일을 하기로 마음먹고, 반복해서 실천하세요.
    그러면 기쁨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 부처
  • “한 사람이 세상에서 쌓는 진짜 부는,
    그가 세상에 베푼 선한 행동입니다.” – 무함마드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 예수
  • “우리는 모두 창조적인 이타주의의 빛 속을 걸을지,
    파괴적인 이기심의 어둠 속을 걸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시대에 선진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커리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엄청나게 많아요.

 

결국, 우리가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권하는 진짜 이유는 그게 당신을 더 만족스럽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당신에게 그런 기회와 능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더 만족스러워지는 건 그냥 따라오는 멋진 보너스일 뿐이죠.

마무리하며

꿈의 직업을 찾고 싶다면, 돈과 스트레스만 바라보지 말고, ‘열정’을 억지로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서 실력을 키우세요. 그게 결국 당신에게도 가장 좋은 길이고, 세상에도 가장 좋은 일이에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80,000 Hours를 만든 이유예요. 우리는 당신이 세상에 기여하는 커리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을 돕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요? 그리고 정말 한 사람이 세상에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들은 앞으로 차차 풀어보도록 할게요.

나에게 적용해보기

우리가 이야기한 여섯 가지 요소, 특히 다른 사람을 돕는 일과 내 실력을 키우는 일은 앞으로 꿈의 직업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거예요.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될 때, 이 기준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점검해보세요.

 

1. 두 가지 옵션 비교해 보기

관심 있는 직업이나 진로 옵션 두 가지를 골라서, 각각에 대해 여섯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1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매겨보세요. 어떤 쪽이 내게 더 잘 맞는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요.

 

2. 내게 특별히 중요한 요소 찾아보기

우리가 소개한 여섯 가지 요소가 기본이긴 하지만, 사람마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따로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아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정리해보세요.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때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나요?
  • 만약 앞으로 딱 10년만 살 수 있다면, 그 시간 동안 어떤 일을 하면서 보내고 싶나요?
  • 우리가 말한 여섯 가지 요소 중, 나만의 방식으로 더 구체화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예를 들어,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기”라는 조건을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들과 가장 잘 맞지?”로 더 구체화해보기)

 

3. 나만의 기준 정리하기

위의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가 꿈꾸는 직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4~8개 정도를 정리해보세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될 때, 이 기준을 꺼내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모든 조건을 다 만족시키는 완벽한 선택지를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요소들을 잘 균형 맞출 수 있는 선택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면 돼요.

완벽한 길은 없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균형 잡힌 선택을 찾는 것, 그게 바로 현실적인 커리어 탐색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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