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원하는 세상 만드는 법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 권성민 PD와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의 콘텐츠 이야기

2024.09.13

라이프스타일 소수자 기타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를 만든 권성민 PD와 <남매의 여름밤>을 만든 윤단비 감독은 콘텐츠로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을까요? 두 분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주요 내용 미리 보기 👀

– 어떤 콘텐츠를 만들며,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 

– 콘텐츠에 등장하는 대상에 대한 리서치를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지

– 콘텐츠로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 콘텐츠는 2024년 8월 진행된 임팩트닷커리어 아이디어 공모전 <작전명:임팩트타운>의 세션 발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Q.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있나요?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 포스터

권성민 PD: 콘텐츠마다 조금씩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지긴 하지만, 우리가 각자의 세계에 매몰되기보단 교차되는 지점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근에는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라는 예능을 만들었습니다.

<남매의 여름밤> 포스터

윤단비 감독: 아직 영화감독이라고 불리기엔 민망하지만, <남매의 여름밤>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사람들이 외로운 순간에 함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구나. 나도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 라는 용기도 주고 싶었습니다.

Q. 콘텐츠의 차별성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권성민 PD: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의 차별점이 무엇인가’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예능PD지만 사람 웃기는 게 너무 어렵거든요? 코미디 능력이 떨어지고, 소심하고, 욕 먹기도 싫어하고요. 그래서 욕을 안 먹기 위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 제 특성들이 저의 예능 안에 어떤 조심스러움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또, 회사에 속한 예능 PD로서 예능의 문법으로 세상의 한 부분을 소개하기위해 노력합니다. 기본적으로 예능을 통해 사람들에게 뭘 가르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이런 세계도 있더라’는 식으로 넌지시 알려주는 게 예능이 가진 큰 힘이거든요? 앞으로도 클라이언트가 허락하는 한에서 그런 틈들을 만들려 노력하려고 합니다(웃음).

 

윤단비 감독: 저는 기본적으로 자아 실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영화를 만들 때도 주관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데, 기존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답습하기보다 ‘왜 이런 영화가 없지?’ 싶은 것을 만들고자 합니다. 

제가 가끔 단편영화 멘토링 같은 것을 하면 이상하게 감독님들의 90%가 ‘연대’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든요? 그런데 그 감독님께 “그러면 연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계세요?”하면 혼자 있는 거 좋아하신대요. 그런데 왜 연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그래서 ‘그냥 흐름이니까 연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마셔라, 진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하셔야 한다’고 해요. 진짜 관심있는 주제와 좋아하는 것을 펼쳐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게 제 콘텐츠의 지론인 것 같아요.

Q. 콘텐츠에 등장하는 대상에 대한 많은 리서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권성민 PD: 매주 편성된 레귤러 프로그램의 경우엔, 매주 게스트에 따라 출연작을 보거나 대표작을 읽기도 해야하고, 스포츠의 룰을 처음부터 외우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방대한 자료를 미친듯이 흡수해야하고,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정보들을 뇌에 집어넣어야해요.

하지만 제가 기획안 <사상검증:더 커뮤니티>는 제가 평소에 관심있던 이론들과 책들, 오랜기간 고민해 온 생각들로 짧은 기간 안에 구성안이 쉽게 나왔어요. 결국 내가 가장 잘 알고 관심있는 문제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단비 감독: 어떤 답을 내리고 시작하기보다는 질문 하나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남매의 여름밤>를 연출할 때, ‘상실이라는 것이 결국에 모든 사람들의 필수불가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것을 성장의 한 요소라고 봐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했어요.

이런 식으로 저는 외부 리서칭을 하기보단 내면의 고민을 계속 해나가는 것 같아요. 책이나 다른 작품에서 어떻게 더 뾰족하게 접근할 수 있을지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Q. 콘텐츠로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권성민 PD: 가장 관심있는 문제에서 시작하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더 중요한건 대중의 언어로 ‘보편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거예요. PD 지망생들 중에서도 한 분야들에서 굉장히 깊게 몰입해 차별성을 가진 분들이 꽤 매력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대중으로의 보편적인 번역을 하지 못하면 ‘너만 좋아하는 거잖아’소리 듣는 소재가 있는 거예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게 만들 것인가?’ 이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윤단비 감독: 저는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한다’는 거 안 믿거든요? ‘사람들’이라는 것도 굉장히 허상이고,  내가 좋아하는 게 어떤 것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이런 거 좋아하잖아’ 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영화를 그렇게 만들었다면, 결국에 그 영화가 개봉되는 시점에는 유행이 끝나고, 이미 사람들은 질려하는 그런 전개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어떤 팀들이 이제 이야기를 하실 때도 “사람들 혹은 누군가가 이런 거 좋아하잖아? 요즘 유행이잖아?” 대신에 본인이 좋아하는,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한데 본인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믿는 게, 그러려면 당연히 뒷받침되기는 해야 되겠지만, 그런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만드는 데 ‘콘텐츠’를 활용하는 연사 두 분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힌트가 되었길 바라요.

링크 복사

역량
임팩트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