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때가 올테니까요

아이디어 공모전 <작전명:임팩트타운> 대상 'Log3' 팀 인터뷰

2024.11.20

건강 노인 라이프스타일

<작전명: 임팩트 타운>은 살고 싶은 세계를 직접 만들어보는 아이디어 공모전입니다. ‘공정한 미래 교육’,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 중 1개의 주제를 선택해, 원하는 솔루션으로 구현해 보는 공모전입니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고 싶은 대학생을 모집해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강연과 멘토링 등을 거쳐 솔루션을 완성했습니다. 지난 10월, 최종공유회에서는 22개 팀(73명)이 관람객 대상 솔루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심사위원과 현장 투표를 반영해 최종 3팀이 수상했습니다.

 

이번 공모전 최종 대상을 받은 log3(로그삼) 팀은 ‘노인이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돈 없는 학부생 셋이 모여 원하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공모전의 지원금이 딱 필요했다고 해요. 이젠 공모전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해 다음 단계로 척척 나아가고 있는 log3 팀, 왜 셀프 인터뷰 부스를 만들었고, 어떻게 발전시켜 왔을까요?

 

안녕하세요, log3은 어떤 팀인가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당신만의 인터뷰 스튜디오, INNERVIEW’를 만들고 있는 log3팀의 김민서, 김윤재, 배준성이라고 합니다.

 

어르신들은 나이가 드시며 ‘이전만큼 내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아닌가?’하는 공허함을 느끼시기도, 당신을 먼저 궁금해하고 이야기를 물어보는 사람이 적어져 고립감을 느끼시기도 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포토부스와 같은 공간에 입장하여 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하며 촬영본을 받아갈 수 있는 셀프 인터뷰 스튜디오 INNERVIEW를 만들었습니다. 나만의 대나무숲에서 속마음을 털어놓고, 말로 이야기하며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알아갈 수 있으며,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온전히 남겨놓을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계기가 궁금해요.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희의 솔루션이 ‘제품’이다보니 초기 자본금이 필요했어요. 저희 모두 학부생이다보니 돈이 그리 많지 않았고, 때마침 비전에도 맞고 상금까지 주는 공모전을 발견하게 된 거죠! 하하. 너무 솔직했나요?

팀은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나요?
민서와 준성은 경영대학 학생회를 같이 했었는데, 중요한 일이 있으면 준성이에게 자주 믿고 맡길 수 있었어요. 준성이가 창업에 관심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으로서도 잘 맞았었던지라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윤재와의 만남은 좀 신기한 게, 거의 하루만에 팀을 같이 하기로 결정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정말 왜인지 느낌적으로 잘 맞겠다 싶었어요. 제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올곧은 수용성을 가진 사람’, ‘따뜻한 똑똑함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잘 몰랐지만 그날 윤재는 그런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셋이 같이 창업동아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올해 4월부터 두 달 동안 INNERVIEW를 만들었습니다!

 

Log3팀은 공모전 주제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을 선택했죠. 그 배경이 궁금해요
민서ㅣ요즘 우리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어딜 가나 돌아다니잖아요. 50년 뒤에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모습일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 역시도 많이 고민했었고요.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에 좋은 면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참 따뜻한 순간들도 많고요. 태어나고 자란 우리나라에서 쭉 잘 살고 싶고, 우리 모두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되잖아요. 모두의 미래니까요! 그럼 당연히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죠.

 

준성ㅣ우연하게 읽은 책에서 ‘생전 장례식’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죽음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이후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다양한 사람들이 죽음과 가까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노인분들께서 죽음과 가까이 있는 가장 큰 집단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분들이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게 아니라, 남은 삶에 대해 생각하며 사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솔루션으로 ‘인터뷰 스튜디오’를 만드셨어요.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사실 저희는 처음에 ‘절대 제품만은 만들지 말자!’ 하던 사람들이었어요 하하.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다보니, 무자본 학부생인 저희에게 유리한 종목은 아니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결국 제품이든 소프트웨어든 본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인 거잖아요. 진짜 중요한 건 저희가 실현하고 싶은 본질이고요.

 

인터뷰라는 것이 매일 하는 루틴이라기보단, 특별한 이벤트에 가깝다고 생각했고, 그럼 이왕이면 어딘가에 방문해서 찍어가시는 걸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에어비앤비를 빌려서 인터뷰를 찍어드리는 MVP 테스트를 해봤을 때도 고객분들이 모두 그 느낌을 좋아하셨고요. ‘그러면 제품? 해야지! 하는 거지!’라는 아주 간단한 결론이었죠. 본질에 가장 맞는 솔루션인데 뭐가 대수였겠어요!

 

기존에 구현하고 싶은 솔루션이 확실했어서 공모전 참여가 더 뜻깊을 것 같아요. 아이디어를 실현한 공모전, 어떤 경험이었나요?
너무 좋았죠. 피노키오가 처음 살아 움직이는 걸 보신 제페토 할아버지가 이런 느낌이셨을까 했어요. 처음엔 반나절 빌린 에어비앤비에서 PPT 슬라이드쇼로 진행하던 INNERVIEW가 이렇게 멋진 제품이 되다니! 정말 드디어 자동차에 시동을 건 것 같았달까요. 또, 공모전 기간 동안 멘토링을 통해 솔루션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어요. 저희가 진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내부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최종 공유회가 너무 재밌었어요! 당일에 공간을 따로 제공해주셔서 방문객분들이 체험에 몰입하실 수 있었고, 체험이 끝나고 녹음실에 미소 지으며 나오는 방문객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졌었습니다.

 

이번 공모전만의 특징이라 느꼈던 건, 결과에만 방점을 두지 않았다는거예요. 보통 공모전은 최종결과의 찰나만 조명하잖아요. 그런데 임팩트닷커리어 아이디어 공모전은 많이 달랐어요.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저희 모두의 과정 자체를 소중히 해주고 계심을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인상 깊었던 순간은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에서 한 할머니께서 찍고가신 INNERVIEW예요. 1942년생 할머니셨는데, 글자가 잘 보이지 않으실 것 같아 직접 질문을 읽어드리며 진행을 도와드렸고, 어르신들께서 잘 고르지 않는 ‘친구’라는 주제를 고르셨어요. 첫 번째 질문이 ‘지금 떠오르는 가장 친한 친구 세 명이 누구인가요?’인데, 당연히 현재 주변 어르신분들을 말씀하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망설임 없이 고등학교 때 친구들 이름을 한 명씩 부르시는 거예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 배울 것이 참 많았던 친구 이야기를 하나씩 하시는데 ‘모두에겐 마치 어제같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어요. 끝나시고는 고맙다고, 황홀한 경험이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영상을 한동안 보셨는데, 그 분이 가장 인상깊습니다. INNEWVIEW를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볼 때 다시금 동력을 얻어요.

log3 팀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창업이요. 4월에 시작할 때는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INNERVIEW를 하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무엇보다도 저희도 이 프로덕트를 만들며 정말 즐거웠어요. 오랜 고심 끝에 9월에는 전원 휴학을 하고 매진하게 되었죠. 준성이는 입대를 미루는 더 큰 결심이었어요.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데 고민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꿋꿋하게 이어나갈 결심이 들었어요. 수상 결과가 서비스의 훌륭함을 말해주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더 힘이 나더라고요. 또,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귀중한 상금이 생겨서 숨통이 조금 트였습니다.(웃음)

 

이번 공모전 수상은 저희 log3의 시작이에요. 10년 뒤에는 전세계 사람들이 각국 언어로 INNERVIEW를 하고 있을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당장 11~12월에도 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인스타그램 @innerviewkorea에서 소식 확인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지만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퍼뜩 생각, 후딱 행동!’. 사실 저희 다들 마음 속에 미뤄두고 있는 게 있잖아요. 지금의 나의 일상이 너무 바쁘고 지쳐서 아무 힘이 없기 때문에, 혹은 정말 크게 이루고 싶은 일이 있어서 힘을 기르고 있다던지요. 하지만 정말 일단 해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정말 위대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경력을 쌓고, 돈을 벌고, 힘을 만들고 그때 창업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잃을 것 거의 없는 스물셋의 나도 망설이는데, 서른살의 내가 그 많은 기회비용을 뒤로 하고 뛰어들 수 있을까.


상념 끝에 결론은 없다는 것이 제 결론이에요. 물론 저의 개인적인 결론이죠. 나중에 후회하며 땅을 칠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그냥 뛰어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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